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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이유식, 잘 먹을 땐 200ml를 5분 만에 해치우던 윤이였는데, 후기 이유식를 하던 어느 날부터 갑자기 이유식 먹기를 거부했다.
아, 언젠가 안 먹는 때가 온다더니 올 것이 왔구나, 우리 아이에게도 그 때가 왔구나. 다시 잘 먹는 날이 오길 기다리며 먹이다가 그 때가 언제인지도 모르겠고 밥 때마다 먹이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어서 다른 엄마들이 그러하듯 변화를 주면 좀 잘 먹으려나 싶은 마음에 나도 좀 이른 유아식을 시도해보았다. 하루 세 끼 중 두 끼는 이유식, 저녁 한 끼는 유아식. 이 때가 만 11개월이 갓 지난 시점.
윤이의 첫 유아식; 쌀밥과 데친 브로콜리, 방울 양배추, 두부
식빵부터 집어먹는 오동통한 손. 식빵 찢어먹을 줄 아는 11개월 베이비.
두 돌 전까지 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하여 세발나물을 무칠 때에는 마늘가루와 들기름만 소량 넣었다.
다 먹은 후 모습. 윤이의 선호도는 식빵>두부=세발나물무침>>>브로콜리>>>>>>>적채
그 전에 적채와 브로콜리만 남긴 것을 보고 질긴 식감이 부담스러운가 싶어 후숙 잘 된 아보카도를 사와 달걀아보카도비빔밥을 해줘봤다.
입으로 숟가락 가져가니 처음엔 싫다고 고개 획 돌리길래, 마침 나도 너무 허기져서 먼저 먹겠다고 하고 허겁지겁 비벼 먹었다.
엄마 먹는거 빤히 쳐다보더니 지도 먹겠다고 ㅋㅋ 결국 한그릇 클리어.
이 때가 한창 봄나물이 나올 때라 돌나물 사서 데쳐줌. 반찬이 없어서 비빔밥 해먹고 남은 아보카도와 한라봉을 놓아줌.
역시나 새콤달콤한 한라봉부터 먹음.
새로운 비주얼이 재밌는지 윤이가 유아식을 제법 잘 먹어서 먹는거 보고 있으면 신기하기도 하고
어느덧 이만큼 커서 밥과 반찬을 먹는구나 싶어 기특하기도 하고, 새로 산 흡착신판이란걸 써보는 것도 새롭고,
이런 저런 이유로 재미있게 밥상 차리던 것도 며칠,
이유식은 밥솥에 재료 넣고 1시간 기다리면 뚝딱 완성되어 3일치 소분, 냉장고에서 꺼내 데워주기만 하면 되어 편했는데
유아식은 매번 새로 준비를 해야하니 손이 많이 가서 갑작스런 변화에 적응 못하고 이유식으로 다시 턴-
이유식 시작할 때엔 손이 많이 간다고 힘들다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유아식에 비하면 발로 만드는 수준 ㅋㅋ
그러다 돌이 지나고 이제 정말 유아식을 할 때가 되어 다시 시도.
두부, 미니 새송이버섯, 당근. 한 냄비에 다 넣고 데치기만 하는데도 지친다 지쳐-
그래도 다행인건 간 하나 안 되어 있는데도 윤이가 남김없이 다 먹었다.
그 전에 적채와 브로콜리만 남긴 식판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더니 아기가 먹기에 입자가 너무 크다, 그래서 남긴 것 같다하여
조언대로 입자를 손톱크기만큼 잘라주었는데 이게 아마도 성공 포인트였던듯?
더 아기일 때도 사과나 채소를 스틱형으로 잘라주면 잘 먹길래 이렇게나 작게 잘라줘야한다고는 생각 못했다.
브로콜리, 미니새송이버섯, 당근 그리고 달지않은 떠먹는 요거트 1/2개 (한살림)
어디선가 소아과 의사가 끼니마다 밥 100g 정도 주라고 했다는 글 보고 밥 양을 늘림.
아기 식탁의자도 곰돌이 흡착식판도 충동구매 했는데 의자에 붙은 식탁은 작고, 흡착식판은 커서 흡착이 잘 안되어 원래 사려했던 흡착식판 다시 구매.
새 식기 사고 엄마는 기분 좋음 ㅋㅋ
당근, 브로콜리, 미니새송이버섯 그리고 오이. (얼떨결에 등장한 엄마 아빠의 비빔국수 & 만두)
아 귀찮아서 맨날 같은거 돌린다. 처음엔 주는거 다 잘 받아먹더만 윤이도 지겨운지 전부 다 거부했다.
이제 조리를 해줘야겠구나 생각함.
멸치다시마건새우로 우린 육수에 달걀, 두부, 무 넣고 정체모를 국 끓임.
한 그릇 해치움. 오냐- 앞으로 조리를 해주마, 베이비.
김, 달걀 노른자, 카레가루에 졸인 두부.
잡곡밥을 주고 싶은데 잡곡이 소화가 잘 안되어 아기한텐 무리인 듯. 그래서 입자가 작은 차조와 퀴노아를 넣고 밥짓기 시작.
사진 속 밥은 차조인지 퀴노아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둘 다 이유식 할 때 사놓고 엄청 남아서 소진을 하긴 해야했다.
카레가루가 매운지? 향이 싫은지? 두부만 안먹음.
또 돌린다. 브로콜리, 당근, 미니새송이버섯, 카레두부조림.
알록달록 색감은 완벽하다. 그러나 다 안먹음 ㅋㅋ
그리하여 다시 조리해줌. 닭고기브로콜리버섯리조또.
고기, 채소 넣고 달달 볶다가 우유 붓고 다시 졸이듯 끓여주다가 마지막에 아기치즈 넣고 마무리.
잘 먹었으나 좀 남겼다.
청포묵과 달걀 무 파 넣고 다시 만든 정체불명의 국, 무 종종 썰어 들깨 넣고 졸인 정체불명의 반찬, 무들깨조림이라고 하자.
청포묵 식감도 말캉하고 부드러워 아기가 잘 먹을 것 같아 해줬는데 (저렇게나 많이 담아줬는데) 하나도 안먹음.
하... 이 베이비 정말. ㅋㅋ
자기주도이유식? 자기주도유아식?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건지?
윤이는 왜 숟가락을 안들고 받아먹기만 하는지? 왜 시도도 안해보는지?
옆에서 계속 숟가락질하고 먹는 모습 보여주는데 전혀 소용없음.
간식주면 손가락으로 잘 집어 먹길래 유아식 시작하면 혼자 잘 먹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엄마가 순진했구나 ㅋㅋ
밥먹는 윤이도, 밥상 차리는 엄마도 모두 레벨업이 필요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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